스타벅스, 13개 인기 메뉴와 작별을 고하다
커피 애호가들과 바쁜 아침 출근길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타벅스가 또 한 번 큰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4일부터 미국 스타벅스는 13개 메뉴를 매장에서 영구적으로 제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계절 메뉴 교체가 아닌, 회사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체 메뉴를 약 30%까지 축소하려는 야심 찬 계획의 시작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사라지는 13개 메뉴 중 9개가 프라푸치노 계열이라는 사실입니다. 스타벅스의 등록 상표이자 젊은 소비자층에게 특히 사랑받던 이 얼음 음료들이 주요 타겟이 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아이스 말차 레모네이드,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 카페 바닐라 프라푸치노, 화이트 초콜릿 모카 프라푸치노, 자바칩 프라푸치노 등 한때 인스타그램을 장식하던 화려한 비주얼의 음료들이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프라푸치노 외에도 화이트 핫 초콜릿, 로얄 잉글리쉬 브렉퍼스트 라떼, 허니 아몬드밀크 플랫화이트와 같은 다양한 음료들도 목록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메뉴 축소 결정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잘 팔리지 않고 품만 드는" 메뉴를 정리함으로써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핵심 제품에 더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메뉴 정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스타벅스는 동시에 1,100명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도 함께 발표했으며, 이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경영 어려움을 반영하는 결정으로 보입니다. 스타벅스 애호가들에게는 익숙한 메뉴와의 작별이 아쉽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더 간소화된 메뉴와 운영 구조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벅스 경영난의 배경, 4분기 연속 매출 감소의 원인은?
언뜻 보기에 거리마다 늘 북적이는 스타벅스 매장들, 그러나 이 친숙한 커피 체인 내부에는 심상치 않은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었습니다. 최근 스타벅스는 4분기 연속 매출 감소라는 충격적인 결과에 직면했으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맞이하는 장기적인 하락세입니다.
이러한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먼저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현지 커피 브랜드인 루이싱 커피(Luckin Coffee)의 저렴한 가격 정책과 빠른 확장으로 인해 스타벅스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한때 스타벅스의 아성이 불가침으로 여겨졌던 미국 시장에서도 블루보틀, 필크, 더치브라더스 등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들의 성장과 더불어, 던킨도너츠나 맥도널드와 같은 대형 체인들의 커피 품질 향상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또한 중동 분쟁으로 인한 불매운동도 스타벅스의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정 국가에서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스타벅스 제품에 대한 불매 캠페인이 전개되었고, 이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스타벅스의 이미지와 매출에 타격을 입혔습니다.
경제적 요인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스타벅스는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상해왔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구매 빈도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에 $6 이상의 프라푸치노나 스페셜티 라떼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합리적인 사치'로 여겨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소비자 취향의 변화도 주목할 만한 요인입니다.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설탕과 칼로리가 높은 프라푸치노 같은 음료들은 젊은 소비자층에게서도 인기가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스타벅스의 연속적인 매출 감소를 초래했으며, 이번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스타벅스의 절실한 대응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프라푸치노의 몰락, 한때 스타벅스의 상징에서 구조조정의 타겟이 되기까지
1995년 처음 선보인 후 스타벅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프라푸치노가 이제는 구조조정의 주요 타겟이 되었습니다. 이 화려하고 달콤한 음료는 어떻게 스타벅스의 간판 상품에서 '효율성 저해 요소'로 전락하게 된 것일까요?
프라푸치노는 출시 이후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단순한 커피 음료를 넘어 일종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으며, 소셜 미디어 시대의 도래와 함께 다양한 색상과 토핑으로 장식된 프라푸치노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촬영되는 음료 중 하나였습니다. '유니콘 프라푸치노'와 같은 한정판 음료는 출시 때마다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스타벅스의 마케팅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되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프라푸치노의 인기는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은 한 잔에 400~500칼로리가 넘는 당분과 지방이 가득한 음료를 점차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부터 스타벅스는 프라푸치노 판매가 연속해서 감소하는 현상을 경험했으며, 이는 회사의 전체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더불어 운영 측면에서도 프라푸치노는 스타벅스에게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 음료는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바리스타의 작업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었습니다. 특히 매장 내 혼잡 시간대에 여러 프라푸치노 주문이 들어올 경우, 대기 시간이 크게 늘어나 다른 고객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원가 측면에서도 프라푸치노는 다른 메뉴에 비해 이익률이 낮았습니다. 블렌더 사용으로 인한 전기 소모, 다양한 시럽과 토핑, 특수 컵과 돔 리드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지만, 경쟁 압력으로 인해 가격을 무한정 올릴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스타벅스는 9개의 프라푸치노 메뉴를 단번에 제거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남아있는 몇몇 베스트셀러 프라푸치노에 집중함으로써 재고 관리를 간소화하고, 바리스타의 작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또한 이는 스타벅스가 커피 본연의 맛과 품질에 더욱 집중하려는 회귀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됩니다.
물론 스타벅스의 이러한 결정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부 충성 고객들은 좋아하던 메뉴의 단종에 실망할 수 있으며, 특히 프라푸치노를 주로 소비하던 젊은 층의 이탈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장기적인 수익성과 운영 효율성 개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직원 1,100명 해고, 스타벅스의 '린 운영' 전략은 성공할까?
사라지는 메뉴만큼이나 충격적인 소식은 약 1,100명에 달하는 스타벅스 직원들의 해고 발표입니다. 이는 전 세계 스타벅스 직원 40만 명 중 일부이지만, 대부분의 해고가 미국 내 기업 사무직과 지역 관리직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져 그 충격이 더욱 큽니다.
"더 작고 효율적인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라고 스타벅스 경영진은 설명하고 있지만, 이러한 결정의 이면에는 주주들의 압박이 존재합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스타벅스의 주가는 최근 2년간 약 30% 하락했으며,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지속적으로 비용 절감과 수익성 향상을 촉구해왔습니다.
스타벅스의 이번 구조조정은 경영학에서 말하는 일본 도요타의 '린(Lean)' 경영 방식을 도입하여 매장 운영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추구하는 전략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복잡성을 제거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이 접근법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복잡한 메뉴의 축소는 직원 교육 비용 감소, 재고 관리 간소화, 주문 처리 시간 단축 등 여러 측면에서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풍부한 메뉴였으며, 이를 축소함으로써 일부 고객층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규모 인력 감축은 조직 문화와 남아있는 직원들의 사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스타벅스의 이번 결정이 혁신 역량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비용 절감에 집중하다 보면 신제품 개발이나 고객 경험 혁신과 같은 성장 동력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과거 하워드 슐츠가 이끌던 시절의 스타벅스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커피 산업의 판도를 바꾸어 왔지만, 최근의 스타벅스는 방어적인 비용 절감 전략에 더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이와 같은 '린 운영' 전략의 성공 여부는 결국 스타벅스가 얼마나 고객 중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히 메뉴를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번 구조조정은 스타벅스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스타벅스의 미래 전략,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까?
스타벅스의 이번 대대적인 변화는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소비자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한 스타벅스의 전략적 방향 전환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스타벅스가 최근 발표한 '트리플 샷 전략(Triple Shot Strategy)'입니다. 이 전략은 세 가지 핵심 요소 - 커피 혁신 강화, 디지털 경험 개선, 그리고 글로벌 확장의 재정비 - 를 중심으로 스타벅스의 미래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입니다.
커피 혁신 측면에서 스타벅스는 복잡한 프라푸치노보다 에스프레소 기반 음료와 콜드 브루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맞물려 있으며, 설탕과 칼로리를 줄인 대안 음료의 개발에도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최근 식물성 음료와 저당 옵션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움직임입니다.
디지털 경험 측면에서는 모바일 주문과 결제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고,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드라이브스루와 픽업 주문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스타벅스는 이러한 비대면 채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AI를 활용한 수요 예측과 매장 운영 최적화는 스타벅스의 주요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글로벌 전략 측면에서는 무분별한 확장보다 수익성 높은 시장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경험을 강조하고, 스타벅스 리저브와 같은 고급 매장 컨셉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약속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50% 감축, 재사용 가능한 컵 사용 확대, 친환경 매장 설계 등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전략적 변화가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충성 고객들이 좋아하던 메뉴의 단종으로 인한 반발과 대규모 인력 감축에 따른 내부 문화의 변화는 스타벅스가 넘어야 할 중요한 도전 과제입니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50년 역사는 위기 상황에서도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온 과정이었으며, 이번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전략적 방향 전환도 장기적으로는 스타벅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커피 애호가들에게는 익숙한 메뉴와의 작별이 아쉽겠지만,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앞으로 스타벅스가 이번 변화를 통해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해 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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